문재인 대통령의 22일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여야는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부터 손을 내밀어 환대하며 30분가량 이어진 연설 동안 박수로 화답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입장부터 연설 동안 박수를 치지 않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 개혁을 강조한 대목에서는 양손으로 ‘엑스’를 그리며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시정연설이 끝난 뒤에도 여야는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야당은 “반성은 없이 국민에게 좌절감을 안겨준 시정연설”이라고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으며, 여당은 ”대통령의 혁신과 포용, 공정의 메시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의 방향이 혁신·포용·공정·평화의 네 갈래로 구체화 된 것에 대해서 공감한다”며 국회가 신속하게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시정연설이 끝난 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마디로 절망적인 시정연설”이라며 “결국 빚을 내서라도 내 맘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이 뭐라고 하든 잘못된 정책도 절대로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서는 “조국 대란에 대한 사과도 반성도 없이 검찰개혁만 주장했다”며 “지금 개혁해야 될 것은 검찰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한마디로 국민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 연설”이라고 혹평하며 “연설의 압권은 공수처 보채기다. 조국 국면을 공수처 국면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대통령의 조급증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쏘아붙였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자화자찬만 있고 반성은 없는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오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공정’과 ‘검찰개혁’을 국회에 주문하면서 조국 사태에 대해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는 것에 심각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대통령이 직접 예산의 취지를 설명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불평등과 격차,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해 명확한 답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