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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 남편 필립공 별세...존슨 총리 “비범한 삶” 애도

이원희 기자 | 기사입력 2021/04/09 [23:17]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남편 필립공 별세...존슨 총리 “비범한 삶” 애도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1/04/09 [23:17]

  © TV조선 뉴스 갈무리


[미디어이슈=이원희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딘버러 공작)이 9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필립공은 1921년 그리스에서 태어났으며 올해 6월이면 100세가 될 예정이었다.

 

버킹엄궁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필립공이 이날 아침 윈저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고 BBC 등이 전했다. 

 

그는 올해 2월 감염증 치료를 위해 입원했다가 심장수술까지 받고 약 4주만인 지난달 중순 퇴원했으나 결국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필립공은 여왕과 함께 코로나19를 피해 지난해부터 윈저성에서 지내왔다.

 

필립공은 194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결혼한 후 사상 최장 기간인 70여년간 군주의 남편이라는 자리를 지켜왔다. 나이에 비해 상당히 건강한 상태였으며 96세가 돼서야 왕실 공식 업무에서 은퇴했다.

 

여왕과 슬하에 찰스 왕세자를 포함해 자녀 4명과 윌리엄 왕자 등 손주 8명, 증손주 10명을 두었다.

 

그는 여왕과 결혼하며 그리스와 덴마크 왕자 지위와 해군 경력 등을 모두 내려놨고 1953년 여왕이 즉위한 이후 정치적 사회적 격변을 모두 함께 헤쳐왔다.

 

필립공은 1921년 6월 10일 그리스 코르푸섬에서 그리스 앤드류 왕자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그리스와 덴마크 양국에서 모두 왕위 승계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큰 아버지가 군부에 그리스 왕좌를 빼앗기고 필립공 가족도 영국 해군의 도움으로 겨우 탈출하는 일이 벌어진다.

 

필립공은 처음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학교를 다니다가 영국으로 옮겨서 외가 친척들과 함께 지냈다. 이때 어머니는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거의 만나지 못했고 아버지는 모나코로 가버리고 누나들은 모두 결혼을 해서 떠나는 등 가족이 흩어졌다.

 

그는 다시 독일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또 스코틀랜드 기숙학교로 가는 등 불안정한 생활을 계속했다.

 

그 와중에 독일에 있던 누나와 조카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고 2차 대전 때는 영국 해군으로 참전해서 독일인 매형들과 반대편에 섰다.

 

그는 2차 세계대전 후 영국으로 돌아와 1946년 조지 6세에게 공주와의 결혼 승낙을 요청했고 이듬해 7월 드디어 엘리자베스 2세와 약혼을 했다.

 

여왕과 필립공의 사랑은 1939년 7월 다트머스 왕립해군학교에서 시작됐다. 아버지 조지 6세를 따라온 13세 공주는 잘생기고 활기찬 18세 필립공에게 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졸업 후 필립공이 영국 해군에 입대했지만 이들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애정을 키웠고 결국 8년 만에 결혼에까지 이르렀다.

 

그는 결혼을 위해 그리스와 덴마크 왕위계승권도 모두 포기했고 영국인으로 귀화했으며 성을 영국식으로 ‘마운트배튼’으로 바꾸고 성공회로 개종했다.

 

여왕과 필립공은 1947년 11월 20일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처음엔 환영받지 못한 결혼이었다. 필립공이 그리스와 덴마크의 왕자 신분이었지만 모국에서 쫓겨나 친척들의 도움을 받고 지내는 처지였고, 누나들이 독일인들과 결혼한 점이 2차 대전 후 영국인들 심기를 불편케 했다.

 

필립공은 이때 왕의 사위일 뿐이었지만 조지 6세 갑작스런 죽음으로 1952년 2월 6일 엘리자베스 2세가 여왕에 즉위하면서 신분이 바뀌었다. 이때부터 그는 한 곳, 여왕 남편 자리에 머물렀다.

 

찰스 왕세자가 다이애나비와 결별하는 등 자녀들이 이혼하거나 구설에 휘말리고, 손자 해리 왕자는 왕실을 뛰쳐나가는 등 바람 멎는 날이 없었지만 여왕 부부는 큰 분란 없이 지내왔다.

 

필립공은 1997년 결혼 50주년 금혼식에서 “내가 할 일은 첫째도, 둘째도, 그리고 마지막도 결코 여왕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은 금혼식 기념 연설에서 “그는 모든 세월 동안 나의 힘이었고 의지처였다”고 말했다. 여왕은 결혼 후 해군 장교 부인으로 지낸 신혼시절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사석에서 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언론은 필립공이 직설적으로 말하는 해군 장교로 영국 왕실 현대화를 도운 여왕의 충성스러운 배우자라고 평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필립공 타계 소식을 듣고 “크게 슬펐다”며 “필립공은 영국과 코먼웰스(영국연방), 전 세계의 여러 세대로부터 애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필립공은 비범한 삶을 살았다”며 “셀 수 없이 많은 젊은이의 삶에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또한 “필립공은 왕실이 영국인들에게 중요한 기관이 되도록 도왔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조기를 게양했고 정치권과 종교계 등에서도 한목소리로 애도를 보냈다.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도 조기 게양을 지시하는 등 영연방 국가들도 속속 애도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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