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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공동개발 제안에 현대차 그룹이 고민하는 이유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승자를 향한 전쟁의 서막

박종완 | 기사입력 2021/01/20 [15:29]

애플카 공동개발 제안에 현대차 그룹이 고민하는 이유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승자를 향한 전쟁의 서막

박종완 | 입력 : 2021/01/20 [15:29]
 
애플이 현대자동차에 전기차 공동개발을 제안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현대차의 디젤엔진 개발 중단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미래자동차, 특히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자동차 산업은 타격을 받았지만 전기차 판매는 2019년 대비 19% 이상 성장하며 전체 판매량에서도 4%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필자의 경우에도 전기차에 관심은 많지만 현재 10년 정도 운전하고 있는 차량을 앞으로도 몇 년간은 더 탈 것 같다. 필자에게 미래자동차는 전기차가 아닌 자율주행차이기 때문이다.
 
아직 법적으로 완전 자율주행차는 불가능하지만 2025년 정도가 되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생각하고 있다. 물론 2025년 모든 자동차가 자율로 운행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필자는 이때쯤 차량을 바꿀 계획이다.

 

하루 20시간 주차된 차에 우리는 얼마를 사용하고 있을까?
 
버스나 택시 또는 업무용 차량이 아닌 대부분의 차는 거의 모든 시간을 주차장에 머문다. 하루 2~3시간 이용하기 위해 수 천 만원이 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이런 비효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차량을 구입하는 이유 중 하나가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편하게 이용하면서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다면 굳이 차량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차량이 소유가 아닌 공유의 대상으로 개념이 바뀐다면 우리는 경제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유를 통해 자동차 보유량이 줄어든다면 도시의 모습은 지금과는 크게 다를 것이다. 큰 길과 주차장이 사라지고 그 자리는 공원이 생기며, 매연과 미세먼지가 사라지면서 공기가 맑아지고 대기오염으로 인해 발생했던 각종 질병들도 줄어들 것이다.
 
개인입장에서도 차량 유지에 필요한 각종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차량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주유비를 제외하더라도 자동차세와 보험, 그리고 차량 정비 등 각종 부대비용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자동차 한 대당 약 4000달러, 한화로 약 450만원 정도가 절약된다고 예상한다.
 
미국에서는 차량 10%만 줄어도 기름 값만으로도 1년에 약160억 달러(한화 약18조원)가 절약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율주행의 가장 큰 장점은 자동차 사고의 감소다. 자동차 사고는 90%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용으로 따지면 미국의 경우 연간 1.3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1500조원의 경제효과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GDP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 예산(4조 달러)의 약 30%로 수준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5.8조 달러 경제효과라고 한다.
 
특히 사고가 줄어들면 안전장치가 줄어들어 차량이 가벼워지면서 에너지 효율이 올라가 현재 예상보다 더 높은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율주행이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그러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자율주행은 좋지 않은 소식이다.  자동차가 소유에서 공유의 대상으로 변한다면 생산규모 축소로 관련 산업과 일자리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가 발명되면서 마차와 관련된 직업이 사라졌듯이 자율주행 시대에는 트럭, 버스, 택시 등 운전과 관련된 일자리와 자동차 제조, 주유소, 정비소, 보험 등과 관련된 직업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사라지는 직업이 있다면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도 있다.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끈 포드의 T형 모델은 순순한 기계장치였다. 현재의 차량도 전자장치에 의해 제어되고 있지만 우리가 자동차 산업을 기계산업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자동차가 하드웨어 90%, 소프트웨어 10%로 구성되어 있는 기계장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율주행 전기차에서는 기계장치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대신 소프트웨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업체의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KT, SKT, U+와 같은 인터넷 망 제공업체보다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업체들의 이윤이 높은 것과 같이 자율주행 플랫폼을 제공한 업체의 이익이 높을 것이다.
 
지금까지 자동차가 제공한 서비스의 핵심이 ‘이동성’이었다면 자율주행 시대의 핵심서비스는 이동 중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다. 자동차가 이동수단을 넘어서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생활공간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현재 자동차 산업이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중심이라면, 자율주행차는 ‘콘텐츠 > 소프트웨어 > 하드웨어’ 순으로 역할이 바뀌게 될 것이다.
 
모빌리티 플랫폼 승자를 향한 전쟁의 시작
 
우버가 차량을 소유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고 하지만 자율주행 플랫폼 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폰 OS를 제공하는 플랫폼 강자이지만 자율주행 시대에도 현재와 같은 위치를 지킬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현재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들은 2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며 자체적인 OS를 개발하고 있다. 자체 OS가 없다면 삼성 갤럭시가 구글 안드로이드에 종속된 것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이 애플카 공동 제안 개발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도 자율주행 OS를 애플에 의존한다면 중국의 폭스콘이 아이폰을 제조하는 것과 같이 애플카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도 컨텐츠와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반도체, 부품 생산 업체, 데이터 업체 등이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애플과 구글은 자동차 기업들이 자체 OS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현재와 같은 위상을 유지할 수 없기에,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기존 플랫폼 업체들과 자동차 기업들의 전쟁의 서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위기는 항상 기회를 함께 한다. 특히 스타트업에게 새로운 산업의 서막은 도약의 기회이다. 따라서 이 산업을 지원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기계산업으로 분류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해양부와에서 관리하고 있다. 산업부와 국토부로서는 미래차에 필요한 콘텐츠 관련 정책 개발이 어렵기에 정부의 새로운 지원 관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을 쓰고 나서 현대차 그룹이 기아 미국공장에서 애플카를 제조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대차라는 브랜드에서는 독자OS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한국하이퍼커넥티드스타트업협회 이영민 사무국장(kocos@koco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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